2024년 한국 미술 시장은 팬데믹 이후의 소비 열풍이 진정되며 하락세를 겪었으나, 국내 미술계는 여전히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유영국과 이순자와 같은 국내 아티스트들이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장의 흐름을 타고 주목을 받았다. 또한, 80대의 조각가 김윤신은 비엔날레 국제미술전시에 포함되며 또 다른 커리어 전환점을 맞았다. 그녀는 레만 마우핀 갤러리와 국제적인 갤러리인 국제 갤러리의 공동 대표로 활동하며 작품을 더욱 널리 알리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한국 미술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작년 가을, 런던에서는 하혜숙의 첫 영국 전시회가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개최되었고, 이미례의 타이트 모던 터빈 홀 전시, 조민석의 서펜타인 파빌리온 위임 작품 등은 큰 주목을 받았다.
2025년, 한국 미술계는 더욱 눈에 띄는 전시들이 예고되어 있다. 조선시대의 고풍스러운 산수화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와, 유럽과 미국의 미술 아이콘을 돌아보는 박물관 회고전, 그리고 새로운 한국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공개될 예정이다.
주요 박물관 전시
2025년 삼성미술문화재단의 두 주요 전시 공간인 서울의 리움미술관과 경기도 용인의 호암미술관은 다채로운 전시 프로그램을 예고하고 있다.
호암미술관은 2025년 4월, 18세기 화가 정선의 대규모 회고전을 열며 시작한다. 정선은 사실적인 산수화로 유명한 조선시대의 문인화가로, 중국의 이상화된 스타일에서 벗어나 한국의 산과 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정선의 작품 120여 점을 감상할 수 있으며, 10년 만에 공개되는 국가 지정 보물인 “금강전도”(1734)가 전시될 예정이다.
이어 8월에는 20세기 거장인 루이즈 부르주아의 회고전이 열릴 예정으로, 가족, 어머니,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같은 깊은 주제를 다룬 작품들을 선보인다. 부르주아의 상징적인 거미 조각 “마망”(1999)과 함께 1940년대 회화 작품들도 공개될 예정이다.
리움미술관은 2월에 파리 출신의 피에르 위그의 전시를, 8월에는 한국의 이불 작가의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3월에는 60여 점의 현대 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조각 전시가 열리며, 아귀스트 로댕, 알베르토 자코메티, 루이즈 네벨슨, 로버트 라우센버그, 백남준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4월에 호주 출신 조각가 론 뮤크의 아시아 첫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뮤크는 거대하고 극사실적인 인간 형상을 통해 삶, 두려움, 죽음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8월에는 한국 전쟁의 상처를 물방울 형태로 승화시킨 김창열의 대규모 회고전도 예정되어 있다.
서울의 주요 갤러리 전시
서울의 갤러리들도 2025년을 맞아 다채로운 전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 갤러리는 3월 하혜숙의 전시와 9월 루이즈 부르주아의 전시를 선보이며, 갤러리아백화점에서는 갈라 포라스-킴의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포라스-킴은 고대 유물과 현대 박물관의 보존 방침 사이의 갈등을 탐구하며, 서울 전시에서는 자연을 이해하고 통제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비판적으로 조망한다.
서울미술관에서는 3월 강명희의 전시가 열리며, 그녀의 우주적인 풍경은 그녀의 유목적인 삶과 자연과의 관계를 담고 있다.
Gallery Hyundai 전시 프로그램
Gallery Hyundai는 2025년 2월, 신성희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기념비적인 전시를 선보인다. 신성희는 평면에 입체감을 더하는 독특한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으며, “couturage”는 캔버스를 자르고 바느질하는 방식으로, “nouage”는 그려진 스트립을 캔버스 위에서 묶어 내는 기법을 사용한다.
이어 4월에는 갤러리의 55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환기, 이우환, 김아영, 문 & 전 등 지난 반세기 동안 갤러리와 협업해 온 한국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포함한다.
8월에는 대표적인 정치적 대표성의 문제를 다루는 두 아티스트, 이강승과 캔디스 린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린다. 이강승은 금실 자수와 흑연 드로잉을 통해 잊혀진 퀴어의 이야기를 발굴하며, 린은 아편 양귀비, 누에고치, 죽은 박쥐와 같은 독특한 재료를 사용해 식민주의와 인종의 억제된 역사를 탐구한다.
2025년의 새로운 흐름
2025년 한국 미술계는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맞이하며, 국내외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 예정이다. 전통적인 한국 미술과 현대 미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들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특히, 한국 전통 미술의 재발견과 현대 미술의 비판적 재조명은 향후 미술계의 큰 흐름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 미술의 글로벌화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며, 다양한 국제 전시와 협업이 기대된다.
2025년 미술계는 많은 기대와 함께 시작된다. 각종 박물관과 갤러리의 전시 일정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지니며, 한국 미술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들이 될 것이다. 미술 애호가들은 다양한 시대적, 정치적 배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감성과 시각을 접할 수 있는 풍성한 미술의 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